[초기] 6개월 아기 이유식과 엄마의 여유(이유식17일차)
6개월 아기 초기이유식 거부 이야기입니다
오늘로 벌써 이유식 17일차 되었어요
이유식 먹게 하려고 아침마다 간단하게라도
핑거푸드를 만들어주고 있어요
오늘은 고구마와 브로컬리
15분 정도 푹 찌면 브로컬리 줄기도
으스러질 정도로 물러집니다
핑거푸드 먹으면서
스스로 조금 먹고 나면
중간 중간에 이유식으로 만든 죽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시도합니다
아기의 기분을 잘 살피면서 말이죠
혹여나 훅 들어온 숟가락에 노하지 않을까...
똑똑똑...
이유식 들어갑니다아ㅏ
이유식 들어가도 될까요
핑거푸드로 좀 놀면서 음식을 맛보다가
이유식 담은 숟가락을 입에 가져가보니
자기 손으로 숟가락을 꽉 쥐어요
그대로 먹도록 믿고 숟가락을 넘겨줍니다
입에 넣으면서 숟가락이 회전하여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입에 들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먹는 양을 떠나서
스스로 먹는거에 성취감도 느끼는 것 같아요
불쾌한 기분으로 많은 양을 먹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다행히 깡이는 키와 몸무게가 7-8개월 정도로
잘 크고 있는 거 같아서
이유식으로 조바심내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매번 다짐을 해야 한다는거 ㅎㅎ)
이유식으로 먹는 죽 종류는
며칠에 한번씩만 하고
큐브로 만들어둬서
먹을만큼만 찜기에 쪄서
주고 있습니다
원래는 전자레인지에 돌렸는데
찌는 방식이 영양소 파괴가 제일 적다고 하여
요즘은 핑거푸드 만드는 김에
같이 찜기에 넣어서 녹여서
한김 식힌 뒤에 먹이고 있어요
큐브로 만들어둔 이유식은
2주까지 정도는 먹여도 괜찮다고 합니다
또 이유식을 먹이게 되면서
지금은 휴직 중이라
이유식 만들다보니
엄마아빠 음식도 만들어먹게 되는 거 같아요
귀찮아서 음식 안하고 두부먹거나 고기사서 그대로 구워먹거나
시켜먹거나 하면서 요리는 거의 안했는데
지금은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아기 닭안심 사면서
이유식 만들고 나머지는 닭개장 만드는식입니다
엄마아빠 밥 먹을 때
아기도 이유식 같이 먹고
중간에는 간식도 먹고 있어요
어제 오후에는 바나나 한토막
숟가락으로 조금씩만 잘라서 주면
쑉쑉 잘 받아 먹고 있습니다
바나나를 으깨서 죽처럼 주니
입에서 줄줄 흘러내려서
오히려 작에 잘라서 주면서
안흘리고 잘 씹어먹고 있는거 같아요
이유식이 문제지
달달하고 맛있는 간식은 문제가 아닙지효..
이유식이 아무리 힘들고 지친다 해도
이유식이 아기 얼굴 마사지용이고
엄마식사용으로 바뀐다해도
그래도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겨서
모니터 앞에 잠깐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너무 행복한거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그동안은 육아라는게 한 사람의 인생을
쏟아부어야 하는거구나
엄청난 일이구나
너무 힘들구나
진짜 앞으로 어쩌지
복직하면 감당할 수 있을까
아기는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사실 이런 걱정들로 가득했고
육아 외에 다른 일들은 거의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게 보여서
숨을 돌릴 틈이 생겨서
그런 틈을 만들 수가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행복이란 극한의 힘듦과
함께 오는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