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드립커피가 삶의 낙이었는데...
저는 임신 준비하기 전에는 아침마다 원두를 뜨거운 물에 드립으로 내려서 큰 머그잔에 한 잔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하는게 낙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신 준비를 하면서 생각보다 임신이 되지 않았고 결혼 후 1년도 지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는데 난임병원에서 정말로 난임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커피는 정말 끊을 수 밖에 없었던 게 제일 힘들었어요. 다른 음식 조절이야 건강식으로 바꾸니 속도 편해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아 좋았는데 커피는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었고 지금도 좀 피곤해진다 싶으면 잊을만 하다 또 생각이 나서 힘든 편입니다. 아마 출산하고 나면 모유수유 끝날 때 가장 기쁜 게 풍미 가득한 드립커피 매일 내려마실 수 있다는 걸거에요.
치커리 커피 발견 !
그러다가 iHerb에서 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 강황가루 등 주문을 하다가 '치커리 커피'를 발견했습니다. 치커리? 커피? 뭐지?? 커피라는 건가? 커피에 치커리가 첨가된건가? 싶었습니다. tea 종류인 것 같은데 커피라고 표기돼있고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는데 대략 치커리로 만든 커피대체재라는 걸 알게 됐지만 미심쩍었습니다. 치커리 커피라니...
치커리는 요즘 양상추와 같이 찢어서 샐러드 해먹고 있는 그 식물입니다.
이 이파리로 대체 커피맛을 만들 수 있는걸까?
아닙니다. 바로 치커리의 뿌리를 쓴다고 하네요.
치커리 뿌리는 위 사진처럼 굵은 모습니다. 이걸로 말려서 우려낸 치커리 뿌리차도 마신다고 하는데 커피를 만들어서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치커리의 굵은 뿌리를 건조시켜서 가루로 만들고 그 가루를 드립 커피 형태로 내려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치커리 커피는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나폴레옹 시대 때 전쟁으로 커피 공급이 끊기게 되자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내는 치커리 뿌리로 커피대용차를 만들어낸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임산부 커피로 유명한 치커리 커피
이 치커리 커피의 맛은 커피와 비슷하지만 카페인이 없어서 임산부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하다고 합니다. 안그래도 난임인데 임신 준비하면서 디카페인 커피도 신경쓰여서 처음에는 한두잔씩 마시던 것도 이제 아예 안마시고 있습니다. 요즘은 대신 카페인이 없는 국화차, 루이보스, 페퍼민트차를 주로 우려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치커리 커피라면 아예 카페인이 없는 채소 커피니까 일단 체질에 맞기만 하면 즐겨 마셔봐도 되겠다 싶어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습니다. 그래서 iHerb에서 주문하고 오기만을 줄곧 기다렸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네요. 아래 아이허브 티치노 치커리 커피 링크입니다.
Teeccino, 치커리 허브 커피, 유기농 프렌치 로스트, 다크 로스트, 무카페인, 312g(11oz)
kr.iherb.com
카테고리 상 '커피 > 허브 커피 대체 기호품'으로 분류되어 판매 중입니다. teeccino는 제조사명이고 제품명으로 치커리 허브 커피입니다. 제품 포장에 '커피'라고 적혀있고 아래에 정말 커피처럼 프렌치 로스트라고 표기돼있네요. 향에 따라서 9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일단 시험삼아 프렌치 로스트를 주문해봤습니다.
향 종류 :
아몬드 아마레토/ 단델리온 다크 로스트/ 단델리온 미디엄 로스트/ 프렌치 로스트/ 헤이즐넛/ 자바/ 모카/ 오렌지/ 바닐라너트
첨에는 타 먹는건가 했는데 정말 드립커피처럼 드리퍼에 거름종이 깔고 치커리 뿌리 가루를 한두스푼 넣어서 뜨거운 물에 내려서 마시면 됩니다. 드립커피 만드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맛은? 제일 궁금한 부분이었습니다. 드립 내리면서도 향을 보면서 드리퍼를 들어 올리고 쫄쫄 흐르는 커피(?)를 보며 무슨 맛일까 기대기대되기도 하고 너무 기대하면 실망이 클까봐 내심 걱정도 하면서 한참을 기다리다 자리를 잡고 눈을 감고 천천히 마셔보았습니다.
맛 : 나쁘지 않다. 만족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다.
맛은... 음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나쁘지 않다. 나머지도 더 마셔보고 싶다." 정도입니다.
아주 강추 까지는 아니지만 디카페인 커피에서 느끼지 못한 커피의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향긋한 풍미는 아니지만 안 좋게 표현하자면 좀 그라인드 한지 오래된 커피로 내린 맛이라고 할까요. 아니, 이러면 너무 안 좋은 느낌 같기도 한데. 동남아에서 사온 커피 맛이랄까요. (동남아 커피는 맛이 좀 다르지요? 설탕 많이 넣고 마셔야 하는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첨엔 그런지도 모르고 선물 받아서 마시는데 너무 쓰게 마셨거든요) 아무튼 본연의 커피의 '아, 이 맛이야'하는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맛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딘가 비슷한 부분을 건드리고 가는 정도의 느낌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더구나 채소 커피니까요. 한번씩 먹어서 몸에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커피 내리고 컵에 담긴 색깔까지 거의 완전 커피입니다. 거름종이에 남은 찌꺼기를 보시면 약간 두껍고 밝은 갈색의 뿌리가 보이기는 하지만 거의 커피같음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오랜만에 드립커피 감성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맛은 아주 만족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나쁘지 않아서 다른 향들도 전부 맛보고 싶습니다. 민들레 커피도 마셔보고 싶은데 단델리온 로스트 제품이 전부 품절이네요. 입고되면 다음번에 주문해봐야겠어요. 지금 다시 살펴보니 여러가지 맛을 샘플로 맛볼 수 있는 샘플러 제품도 있네요.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시도해보기 두려우신 분들 티치노 샘플러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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